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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소마 ㅣ 꽃길의 향기에 취해 도착한 지옥 ㅣ 줄거리, 후기, 여담
    영화 2021. 9.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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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소마 (2019, Midsommar) 화려한 화면에 담긴 광란의 축제.

     

    함부로 외딴 곳에 가는건 반댈세 반대야...

    지인의 소개로 이미 알고 있던 영화를 드디어 넷플릭스를 통해 봤다. 충격적일 걸 예상하면서 봤음에도 충격적이었다. 끔찍한 장면에서는 우리 집 새 식구 고영희 씨 눈을 가려줬다...

     

    (줄거리 스포 주의)

     

    조울증을 앓는 동생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대니(플로랜스 퓨). 짐스러운걸 알면서도 기댈 수 있는 곳은 남자친구 크리스티안뿐이다. 인류학과 대학원생인 크리스티안은 친구 조쉬의 초대로 친구들과 함께 조쉬의 고향인 스웨덴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하지 축제(midsommar)에 참여하기로 되어있었다. 크리스티안과 친구들은 대니의 불안정한 상태를 고려해 축제에 함께 가게 된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대니. 폴란드에 도착하고 나서도 우울한 상태는 이어졌다. 마을로 가는길에 잠깐 머물러 환각을 일으키는 마약을 했을 때에도 사람들이 비웃는다며 도망치듯 자리를 피해 몇 시간 동안 사라진 채로 다음날 발견된다. 좀처럼 거절하지 못하고 휘둘리면서 돌발상황을 만드는 불안정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 

     

    흰 옷을 입고 푸른 들판을 거니는 사람들은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마을. 태양을 닮은 문 너머에서 마을사람들은 방문객들을 환대한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돌아본 마을은 특유의 기괴한 그림들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밤에도 어둠이 오지 않는 환한 분위기에 취해 생활을 이어간다. 인생을 계절에 비유하며 시기에 맞게 생활하는 곳 또한 다르다는 등의 이 마을만의 문화를 배워간다.

     

    축제가 시작되고 성전에 있던 노인 두분은 다 함께 식사 후 절벽으로 모셔진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노인들. 한 명은 즉사하지 않자 망치를 가져와 죽인다. 같은 시기에 방문한 커플은 이 광경을 보고 비판의 고함을 지르며 마을을 떠나려 한다. 대니는 패닉 상태에 이르면서 함께 마을을 떠나려 하고, 마을 사람들은 방문객들을 설득하려 한다. 

     

    조짐이 심상치 않다. 돌아가려던 커플은 한명씩 사라지고, 별일 없다는 마을 사람들의 말 또한 의심쩍다. 이와 관련된 논문을 쓰려하던 조쉬는 이 마을과 관련된 주제를 공유하자는 크리스티안과 분란이 생기고, 마크는 조상님의 화장 가루를 모신 나무에 실례를 해 마을 사람들의 공분을 산다. 붉은 머리의 마야는 크리스티안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그가 먹는 음식과 물에 그녀의 분비물(!?)을 섞는다. 

     

    마크도 조쉬도 사라졌다. 마을의 성스러운 경전이 사라진 시기와 맞물려 마을 사람들은 크리스티안과 대니에게 의심하듯 묻지만 그들은 상황을 모면하는 데에 급급하다. 축제는 절정에 치닫고 대니는 5월의 여왕을 뽑는 춤 대회에 출전한다. 대회에 참여한 여자들은 환각에 빠지는 차를 마시고 끝까지 넘어지지 않고 춤을 이어가는 사람이 우승한다. 대니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5월의 여왕으로 뽑힌다. 그동안 마을 사람이 건넨 차를 마신 크리스티안은 환각 상태에 빠진다. 

     

    여왕에 걸맞는 대우를 하는 마을 사람들. 마차를 태우고 대니를 어딘가로 데려가는데, 그에게 노래를 함께 부르게 하며 마을 의식을 치른다. 그와 동시에 크리스티안은 환각상태로 사람들에게 이끌려 단장한다. 발가벗은 여자들과 마야가 있는 곳으로 이끌려 마야와 관계를 맺는다. 주변 여자들은 새 생명의 잉태를 돕는다. 마을 의식을 마치고 돌아온 대니는 이상한 낌새에 크리스티안과 여자들이 있는 집으로 향하고 문의 열쇠고리 너머로 그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배신감에 절규한다. 의식에 함께 참여한 여자들은 절규하는 대니의 옆에서 함께 울부짖는다.

     

    크리스티안은 사정이 끝나고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도망치는데 곳곳에 끔찍한 것들을 목격한다. 땅에 꽂혀있는 조쉬의 발, 살갗이 벗겨진 채 닭장 천장에 매달려 있는 마크... 닭장에서 크리스티안을 발견한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이상한 가루를 들이마시게 한다. 그는 온몸이 마비된 채로 깨어나 말도 할 수 없다. 희생자에 대해 연설하는 마을 이장. 마지막 아홉 번째 사람을 뽑는 데에 5월의 여왕에게 선택을 종용한다. 크리스티안과 추첨으로 뽑힌 마을 사람 한 명 중 하나를 고르기로.

     

    결국 희생자로 간택당한 크리스티안은 내장이 분리된 곰 가죽을 쓰고 성전의 한가운데로 옮겨진다. 그리고 이미 죽은 노인 둘, 마크, 조쉬, 마을을 떠나려 했던 커플, 자원한 마을 사람 둘은 성전 안에 둔다. 성전을 불태우고 이를 지켜보는 대니의 표정은 일그러진다. 90년 만의 9일 동안의 하지제 동안 9명의 사람 제물이 희생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대니는 절규를 멈추고 드디어 환히 웃는다. 

     

    (줄거리 스포 주의)

     

    유전과 마찬가지로 구구절절한 줄거리가 빽빽하다. 전체 과정이 거의 주술에 가깝다. 오컬트 문화에 익숙지 않은 주인공 및 주변인들은 정신없이 쫓긴다. 그리고 결국 비참한 결론에 도달한다. 

     

    기괴함 또한 여전하다. 밤이 오지 않는 한낮의 일과 자체가 그런 분위기를 더욱 부각시킨다. 이 영화의 제목 midsommar 자체가 midsummer, 한여름의 스웨덴어라고 한다. 축제의 이름이기도 한 미드소마 동안 백야현상이 이어지고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는 사람들은 더욱이 제정신이기 힘들지 않을까.

     

    사람들이 희생되는 동안에도 환하고 화려하며 활기찬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 여자들에게는 화관을 계속 씌우는데 특히 마지막에 대니는 꽃으로 온몸을 감싸놓는다. 손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꽃은 식물의 생식기관인데 이를 온몸에 감싸 놓은 것 자체가 이를 의도하고 만든 것인지 의심케 한다. 근친상간을 통해 세상과 단절된 장애인을 계획 출산한다는 것도 그렇고 대를 잇기 위해 외부인을 들여 씨앗을 얻기만을 위해 이용한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타당한 설명이 아닌가 싶다.

     

    고대의 인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극 상에서도 룬 문자 등 고대의 문어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전통인 만큼 옛날부터 이어져 오던 희생양과 제물, 관습을 이어온 것이라면 옛날에는 저런 의식이 비일비재 했을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현대에도 없으리란 법은 없지. 

     

    유전에 이어 미드소마를 봤지만 묘하게 반복되는 듯 굉장히 색다르다. 적어도 이와 비슷한 영화, 그리고 연출이 흔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다음 작품을 한번 더 기대한다. 얼마나 기괴하고 또 신선한 작품을 만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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