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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 ㅣ 끈질기게 쫓아오는 운명영화 2021. 8. 30. 22:26반응형
유전 (2018, Hereditary) 역대급 공포영화?
엄마역 배우분 샤이닝 속 여배우랑 너무 닮았다. 특히 절규할 때.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유전 또한 꽤나 기대를 하고 영화를 봤다. 놀래키는게 일품이긴 했지만 집에서 작은 화면으로 밝은데서 보니 그렇게까지 무섭진 않았다. (정말로!)
(줄거리 스포 주의) 이야기는 할머니 앨렌의 장례식으로부터 시작한다. 애니는 자신의 엄마 앨렌과 친하지 않았고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장례식장에서 고백한다. 한편 애니의 딸 찰리는 자신을 아끼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에 엄마마저 죽으면 자신을 누가 돌보냐 묻는다. 이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애니의 남편 스티브는 장모님의 무덤이 훼손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혼자만 알고 있는다. 애니는 자꾸만 이상한 것을 목격하고 딸 찰리도 마찬가지다. 찰리는 학교 유리창에 머리를 박고 죽은 비둘기의 머리를 잘라 집에 가져온다. 이 날 이상한 빛을 목격한다.
집에만 있는 찰리를 걱정해 애니는 오빠 피터에게 여동생을 파티에 데려가라 한다. 찰리는 가고싶어하지 않지만 결국 함께 친구 집으로 향한다. 견과류 알러지가 있는 찰리는 성분이 불분명한 초콜릿 케익을 먹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피터는 급히 운전을 해 병원을 향한다. 어두운 길목. 찰리는 더욱 숨쉬기 힘들어 하며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가로등 없이 어두운 길에 죽어있는 사슴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돌리는데 찰리는 전봇대에 고개가 잘린다.
실성한 피터는 조용히 집에 들어와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아침 사고가 난 길에 머리를 남겨놓고 온 찰리의 몸통을 본 엄마 애니는 절규한다. 사고라는 걸 알기에 피터를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애니의 마음은 편할리 없다. 애니의 직업은 미니어처 조형사. 전시회를 앞두고 일도 잘 풀릴리 없고,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모임을 찾아간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된 조앤. 도움의 손길을 뻗는 그녀의 집에도 찾아간다.
조앤의 집에 찾아간 애니는 앨렌이 만들어 쓰던 이름이 적힌 카펫을 보고 기시감을 느끼지만 유념치 않는다. 두 번 째 만남에서 조앤은 죽은 손자를 불러와 소통하는 기이한 의식을 보여준다. 무서워 하면서도 찰리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에 본인도 의식을 시도해볼 것을 결심한다. 조앤은 주문이 적힌 종이를 쥐어주며, 딸아이와 연결할 수 있는 유품과 가족들 모두가 꼭 다 같이 의식을 치뤄야 함을 일러준다.
한 밤 중 애니는 스티브와 피터에게 의식을 함께할 것을 말하지만 스티브는 믿지 않고 피터는 무서워 한다. 애원하는 애니에 결국 손을 잡고 주문을 외우고, 힘주지 않은 컵이 움직이고 초가 크게 불타오르는 등 기이한 현상들을 함께 목격한다. 이 후 자꾸만 이상한 빛을 목격하는 피터는 점점 더 쇠약해진다. 결국 학교에서 일이 터지고 온 몸이 마비된 듯한 모습으로 책상에 얼굴을 박고 코가 부러져 집에 온다.
천장 다락방에서 발견한 엘렌의 시체와 들끓는 파리떼. 찰리의 스캐치북에 그려져 있는 피터는 모두 눈에 엑스자가 무수히 쳐져있다. 엘렌의 유품에서는 조앤과 엘렌이 함께 찍었던 사진이 있고, 엘렌의 목거리 문양이 담겨있는 주문책까지, 이 모든걸 발견한 애니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스캐치북을 태워버리려 하지만 불이 붙는 순간 자신의 몸에도 물이 붙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애니는 스티브에게 피터를 구해야 한다며 도움을 청하지만 스티브는 애니를 의심하며 애니의 정신병력을 걱정한다. 애니는 스티브의 손에 쥐어줬던 스캐치북을 뺏어 화로에 던지고 스티브는 온몸이 불탄다.
잠에서 깬 피터는 계속 놀라며 쫓긴다. 불에 타 죽은 아빠의 시체, 알몸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 그 주변을 맴도는 미친 애니. 뛰어드는 애니에게 쫓기다 도착한 곳은 엘렌의 시체가 있던 다락방. 시체의 실루엣이 남겨져 있던 곳에 자신의 사진이 있고, 천장에서는 애니가 자신의 목을 자르고 있다. 또 다시 발견한 벌거 벗은 노인들. 꿈에서 깨길 바라며 창문을 깨며 그 넘어로 도망친다. 정신을 잃은 그의 몸에 이상한 빛이 다가간다. 무표정하게 깨어난 피터는 트리하우스로 향하고, 애니, 스티브, 찰리의 시체 또한 트리하우스에 모여있다. 벌거 벗은 노인들도 파이몬 왕이 된 피터에게 절한다. (줄거리 스포 주의)
줄거리가 길고 알차다. 영화 내내 사람을 옥죄는 미지의 두려움. 결론이자 반전이 장르였다. 결국 오컬트 적인 요소로 해석되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의 <더 위치>라는 영화가 생각 났다. 악마를 부르는 주문와 설계된 희생. 그리고 벌거 벗은 사람들의 모습 또한 서양의 주술사에 관한 공통된 형태인 듯 하다.
정신 착란 올 것 같은 미지의 두려움을 주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전'으로서 가족 전체가 희생양으로서의 타겟이 된 만큼 설마 내게도 그런일이 라는 마음에 두려움을 덜어내었다. (하지만 설마...?) 다들 영매의 재질이 피로 묶여있음을 말하는 제목이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유전 이후 <미드 소마> 까지 연출했다고 한다. 공포 오컬트 스릴러를 다루는 감독으로서 훌륭한 시작이었다. 저예산 제작비의 열배에 가까운 흥행 성적이었으니. 현재 로튼 토마토 지수 89 퍼센트 라는데 사실 내게 그렇게 신선하지도 식상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일상이 단조로울 때 역시나 공포영화만큼 스릴을 느끼게 해주는 게 있을까. 다음 차례는 미드 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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