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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ㅣ 티저 북을 먼저 읽고...책 2021. 7. 18. 15:12반응형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밝은 밤 (2021)
얇은 티저북이 왔다. <내게 무해한 사람>, <쇼코의 미소> 마스킹 테이프랑 같이. 티저북으로 받아 시작부를 먼저 읽게 됐다. 21일 출간을 앞두고 예약 판매 중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 그리고 <쇼코의 미소> 모두 내가 힘들 때 가장 힘이 되어 주었던 책들이었다. 상처 받은 이들이 있음을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 않아도 묵묵히 우리 곁에 존재하며 서로를 다독여 주고 있음을 말하는, 담담히 적어 내려 가는 이야기들이었다. 힘들고 지쳐 괴롭다 말하는 것조차 어려울 때 그래도 괜찮다고 일러주는 것이 내게 가장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도 주저 없이 읽고 싶었다.
긴 이야기는 주인공 '지연'이 어릴적 외할머니와 만났던 휘령으로 거처를 옮기며 시작한다. 외할머니는 엄마와 사이가 나쁜 탓에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 때까지 다시 만나지 못했었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천문대가 있는 휘령으로 직장을 옮기고 혼자 살던 차에 외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계절이 풀리듯 지연은 점차 회복해 가고 전에 듣지 못했던 할머니의 엄마에 관한 이야기 또한 차차 듣게 된다.
신분제가 남아 있던 시절, 그리고 세상이 뒤집히는 혼돈 속 전쟁과 착취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시절. 고통을 겪은 민족의 과거를 평범한 또는 비천한 한 인물(증조모는 백정의 자식이라며 차별받는다)의 입장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때로는 3인칭 관찰자의 눈으로 사건을 그렸다. 위인이 아닌 사람의 역사가 우리에겐 더 필요한 역사라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현재의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 그리고 지금에 이른 나 (지연) 에게 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하며 주인공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더 경청한다. 그와 동일시되어 나도 함께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이어져 왔을까.
드라마의 다음 화를 기다리는 것처럼 소설의 다음 장면을 상상하며 <밝은 밤>의 발간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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