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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신저스 ㅣ 무인도 로맨스에 SF 는 거들뿐
    영화 2021. 7. 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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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오갤의 크리스 프랫과 헝거게임의 제니퍼 로렌스 주연 '패신저스' (2016, Passengers)

     

    찾았나, 당신이 찾던 것을.

     

    한국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만큼 내 주목도 끌지 못했었다. 당시 이 영화가 개봉한 줄도 몰랐었다. 감상문을 쓰고 있는 2021년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제작비가 상당한데 그만한 값어치의 비주얼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우주 SF 다운 우주의 묘사와 우주선의 팬시함은 볼만 했다. 하지만 또잉 싶은 과학적 오류와 알고 보니 로맨스가 주를 이뤘던 건... 

     

    새로운 행성으로의 이주를 위한 120년 짜리 동면 우주여행에서 90년 일찍 홀로 잠에서 깬 앤지니어 '짐 프래스턴'. 아무래도 소행성과의 충돌이 기기에 오류를 일으킨 것 같지만 짐은 알 턱이 없다. 다시 잠들 방법을 백방으로 모색하지만 찾지 못하고 죽음까지 결심하던 차에 동면 중인 완벽한 여성을 발견한다. 뉴욕 소설가 '오로라 레인'. 그녀의 소설을 읽고 인터뷰를 찾아보며 사랑에 빠지고 만고 끝에 결국 그녀를 깨우게 된다. 

     

    (스포 주의) 세상의 마지막 남은 두 명인 것처럼 사랑에 빠진 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오로라는 짐이 자신을 깨운 것을 알게 되고 배신감에 분노한다. 그러는 중에도 우주선의 이상 징후는 계속 나타나고 함선의 선장 또한 깨어난다. 하지만 그는 동면 장치의 이상으로 신체가 병들고 늙은 상태. 선장의 권한으로 우주선의 주요 시설에 접근해 함께 기기 복구에 힘쓰지만 선장은 결국 죽고, 유이 무삼으로 깬 둘이 폭발 직전의 함선을 수리해야 한다. 결국 미션 컴플리트 해피엔딩. 오로라는 둘 중 한 명만이 다시 동면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리고 함께 깨어 있는 것을 선택한다. 

     

    둘이 사랑에 빠진 것에 대해 스톡홀름 증후군을 언급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엄연히 오로라는 본인이 무인도로 납치된 것과 같은 상황임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에 빠졌고, 이를 알게 된 뒤엔 꼴도 보기 싫어했던 만큼 그건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 자체는 SF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 임은 확실하다. 원자로 수리를 위한 모험은 둘의 사랑을 이루어 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오로라 공주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만큼 동화에 가까운 스토리. 모든 시설이 다 갖추어진 무인도에서의 로맨스, 눈꼴 시리지만 재밌게 잘 봤다. 

     

    과학적 오류를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찾아보니 많은 이들이 이미 오류를 파헤친 듯해 보였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아래 몇 가지 정도. 1 비행 중 항성의 아주 가까이를 지나갈 때 둘은 관광객처럼 항성을 구경한다. 하지만 너무 가깝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만큼 현실감은 떨어졌다. 2 여러 번의 이주 비행 때에 동면에 실패한 적이 없었다지만 아무런 대비 장치가 없었다는 것이 굉장히 의아했다. 수많은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120년짜리 우주비행에서 동면 장치 재가동 한 번을 할 수 없다니... 3 원자로 수리를 위해 고온의 화염을 문짝 하나로 막는다? 헛웃음 지어지는 설정이었지만 이제와 생각하면 가능할 수도 있으려나 라는 영화적 허용을 해본다. 한계 온도로 치닫고 있었지만 그 온도까지는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장비 자체가 아직 건재했던 것이고, 기기들의 내열성과 견줄만한 정도의 소재로 장비들과 우주복이 만들어져 있는 거라면, 죽지 않을 만큼 견뎠을지도 모르겠다. 

     

    SF의 묘미는 이런 과학적 오류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환경을 가정하며 상상해 보게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력장 내에서 이용하던 수영장에 중력 장치 이상으로 무중력 상태가 되었을 때의 씬은 꽤 신선했다. 공중에 떠 있는 물방울에 갇혀 허우적 대지만 다행히 중력이 다시 돌아와 살 수 있었다. 영화상의 설정이 완벽하든 빈틈이 많든 지 간에 이렇게 질문하고 답하며 생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재미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로맨스가 중심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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